안녕하세요. 오리선생입니다.


지난 토요일(2월 2일) <땡큐콘서트>에 오셔서 한마음으로 감동을 나눠가지신 모든 문향님들께 먼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여곡절끝에 고작 열댓명 내외의 인원으로, 겨우 한달만에 치뤄냈습니다만,
그 누구도 모르는 <땡큐 콘서트>의 기적을 꼭 알려야 겠기에... 글을 씁니다.


1)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 2007년 12월 19일, 대선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문식스와 희망산책 멤버들은 개표방송을 보다 말고 모인 자리에서 우울한 얘기가 오고간지 몇시간째. 누군가 말했습니다.
 = 우리가 이럴수는 없지 않느냐고.. 다시 힘을 모으자고, 5.8%가 어딘데.. 힘을 모으기 위한 콘서트를 하자고
 = 모두들 기쁘게 동의했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위로하고, 힘을 돋우기 위해..
 = 12월 22일과 26일. 문대표님과 가족들을 만나 콘서트에 초청드렸고, 흔쾌히 승낙하여 주셨습니다.


2) 무슨 돈으로 하나?


 = 당장 장소부터 알아봐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돈은 어떻게 하지?
   "별 걱정을 다해.. 일단 나부터 200만원 낼께. 마이너스 통장에서 가져오지 뭐"
   "(다들 제정신이 아니구나...--;)"
   "그럼 나도 낼께요" "나도.. " "아니.. 다들 왜 이래..?"
   "나는 당장 낼 돈 없는데..""괜찮아요.다른 걸로 힘을 보태면 되지요"
 = 그렇게 해서 십여분 만에 모인 돈이 1,000만원이었습니다. 이렇게 우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3) 가까스로 2주전에서야 결정된 장소 - 멜론 악스홀


 =  12월 20일부터 알아보기 시작한 콘서트 장소, 쉽게 정할수 있겠지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저기요.. ***해서 ***하려고 하는데요?"
     "뭐라구요? 문국현? 안됩니다. 정치행사는 안되요"
     "정치행사가 아니고 자원봉사자를 위한 콘서트 인데요?"
     "무조건 안됩니다! (뚝)...뚜-뚜-뚜"
     "저,,, 저기요.. (--;;)"


 = 회사에서 눈치를 보며 장소섭외를 시작한지 무려 한달여, 수도권 인근 총 200개 이상 공연장 섭외, 모두 거절, 또는 불가
 = 오죽하면 홍대앞 클럽, 나이트 클럽까지 알아볼 지경이었습니다. (--;)
 = 문국현은 안되고, 창조한국당은 더더욱 안되고, 그 무엇도 안된다..(T.T)
 = 그러다가 1월 둘째주가 되어서야 멜론악스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 하지만 문제는 높은 대관료. 우리나라 최고의 음악전문 공연장이지만, 대관을 위해서는 최소 1500만원이 필요했습니다.. 저희가 예상한 비용의 3배 가까이 되었죠.
 = 눈앞에 멜론 악스홀을 두고.. 저희는 눈물을 머금어야 했습니다.
 =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바랬지만.. 그럴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 하지만.. 1월 15일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그러면.. 800만원대로 해드리겠습니다" 아.. 이럴수가.. 이럴수가
 = 우리 스스로도 믿을수 없었던 기적이었습니다. 결국 1달만에 장소를 정했습니다.
 
4) 무얼 공연하나?


 = 막상 콘서트를 준비해보니, 참으로 한심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공연할 게 없었기 때문이죠.
 = 다시 심호흡을 하고 기획을 합니다. 자원봉사자 동영상, 사진들.. 모으고
 = 밴드공연, 초대가수.. 등등..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었지만, 일단 "시도"를 해봅니다.


5) 공연 준비는 누가 해야하나


 = 저희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하는 일도 다 다르고, 직업도 다릅니다. 하지만 돈을 주고 맡길수 없었습니다. 돈도 없었구요.
 = 그렇다면 누구에게 의지할 것도 아니고 저희가 다 해야 했습니다.
 = 동영상은 누가 하지? 했는데.. 우연찮게 영화사에 근무하는 이지선씨를 생각했습니다. 흔쾌히 승낙하는 지선씨
 = 그럼 밴드는 누가해? 아... 맞다.. 제 와이프가 대학 밴드팀이었어요. 석범씨의 와이프 혜원씨가 낙점됩니다.
 = 참, 음향장비랑.. 이런게 더 필요한데요? 그건 박이사님이 음향설비 회사 하시니까 지원받으면 되겠네요.
 = 선거법에 위반되면 어떻하지? 김변호사님이 맡아주시면 되겠네요.
 = 홍보물 디자인은요? 흠.. 그건 제가 할께요. 제가 디자이너 이거든요. 문식스의 임자가 맡습니다.
 = 그러면 일단 급한 역할분장은 되었으니.. 나머지는 스폰서와 티켓판매를 담당합니다.
 
<계속>


6) 희망밴드


 

 = 장소섭외도 안된 상황이지만, 밴드연습은 시작해야 했습니다. 공연의 대부분을 밴드팀이 이끌고 가야했기 때문이죠. 
 = 2살짜리 애를 남에게 맡기고 혜원님은 7명의 밴드팀을 이끌고, 무거운 장비도 마다않고, 팔이 부러져라 연습합니다.
 = 주차비에 식대까지 만만찮지만, 직접 지원해가며 그녀는 열심입니다.
 = 대학교 1학년 새내기 밴드지만, 고향집에도 안가고, 아르바이트도 멈추고, 열심히 연습합니다. 냉기가 도는 연습실도.. 그들의 열정을 막을수가 없네요.


 

7) 故 이상윤 님의 발자취를 찾아

 = 안동을 무턱대고 찾아갑니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지만 그냥 가봅니다.
 = 김정희미망인을 비롯해 연희(고3), 대희(고1)을 만나면서 "사람이 사람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이상윤님의 아름다운 삶"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 이렇게라도 기억해주다니 감사하다며.. 하염없이 눈물만 지으십니다.
 = 이상윤님과 함께 일하신 안동지역 문향님들은 그 어느분들보다 마음 따뜻한 분들이었습니다. 훈장님을 비롯해서 무상님, 강작가님등..


 

8) 1월 26일, 리허설- 과연 우리가 할수 있을까?


 

 = 콘서트를 겨우 일주일 앞두고 1월 26일 리허설을 합니다.
 = 밴드팀은 지쳐가고 있었고, 동영상은 이제 겨우 가편집만 끝내놓은 상황입니다. 팜플렛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 티켓도 판매된지 겨우 2-3일밖에 안되었고,, 누가 올지도 막막합니다. 각자 생업이 있고 직장이 있어 한번 모이기도 어렵습니다.
 = 서로 신경만 예민해져가고 있었죠. 그래도 달래가며 연습을 합니다.
 = 연습은 계속 틀렸고, 사회자 멘트도 정해지지 않았고, 순서도 뒤죽박죽입니다.
 = 게다가 공지를 올렸건만 문향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아.. 3백명만 와도 많이 오는 걸거야.. 좌절의 한숨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아~!.. 정말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긴 해야할까요? 할수나 있을까요?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을까요?


 

 = 연초라 회사일도 바쁘고, 증시는 급락하고, 일거리도 줄어들거나 잘 안되고...
 = 몸도 안좋고, 만삭의 아내를 돌보느라 시간이 없고, 애가 아파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이고,,
 = 희망산책 팀원들에게 힘든 일들이 이어집니다.
 = 지금이라도 포기할수는 없을까요? 포기하면 안될까요?
 =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문국현 대표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요...


 

9) 라스트포원 - 무료 출연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


 

 = 리허설이 끝나고 지친 맘을 달래고 요기를 하러 연습실 위의 호프집에 들립니다.
 = 그런데 호프집에서 나오는데.. 문식스의 정인수 군이 저를 붙잡습니다.
   "오리선생님, 저분들이 콘서트에 출연하신대요"
   "누군데요?"
   "비보이라는데요?"
   "아...네~ (시큰둥)..그런데 왜 출연하신대요?"
   "문후보님 지지자인데.. 오리선생님이 문국현 티셔츠 입고 계셔서.. 알아봤대요"
   "아..네~ (여전히 시큰둥).. 이름이 뭐래요? (무명의 팀이겠지..뭐)"
   "라스트포원이래요"
   "에???? 뭐라구요? (귀를 의심하며)"
   "라스트포원이요"
   "뭐라구요? 그런 세계적인 비보이 그룹이????? 정말?????"


 

 = 기적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 라스트포원. 2007년 에딘버러 비보이챔피언쉽에서 1등을 한 세계적인 그룹이.. 무료로 출연하다니.. 몇백만원을 요구해도 부족할텐데..
 
10) 초인(라니) - 선뜻 무료 출연에 동의하다!


 

 = 선거송(How Great Korea)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녀의 목소리, 하지만 선거기간중 그녀를 한번도 볼 수 없었습니다.
 = 오래전에 섭외를 하긴 했는데.. 무슨이유에서인지 잘 연결이 안되었던 그녀였습니다. 다시한번 콘서트 5일전에야 연락이 닿았습니다.
 = "네, 할께요" - 시원한 그녀의 대답.. 아 마음이 놓입니다.

<계속>


11)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서트 하루 전날 풍경


 

 = 콘서트 하루전, 최종 리허설을 했습니다. 여전히 우린 뒤죽박죽이고, 아마추어같고.. 아직 안된 일도 많았습니다.
 = 사회자 최종 멘트를 조정하느라 평창동에서는 석범씨와 지숙씨가.. 밤 12시 너머까지 오리고 붙이고 합니다.
 = 티켓판매를 직접 하고 다니느라 애로배우님과 하늘까치님, 태완씨와 민선기씨도 시간이 없습니다.


 

 = 직접 도움이 못되어 미안하다고 재동씨는 휴대폰 고리를 만들어주셨고
 = 달사랑님을 비롯한 여러분이 서슴없이 후원금을 쾌척해주십니다.
 = 공무원 형편에 무슨 돈이 있다고 20만원을 쾌척한 그 분때문에 또 한번 눈물이 납니다.


 

 = 문대표님께서는 강화도에 회의를 하러가시고, 당직자들도 강화도에 간답니다.
 = 안오시면 어떻게 하지? 모두에게 약속했는데.. 수애여사님은.. 외부에 잘 안나오신다는데.. 그래도 약속인데 오시지 않을까?

 = 무엇부터 정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시간 가는게 이렇게도 싫을때가 있을까요?
 = 결국 사고가 터집니다. 팜플렛이 아직도 인쇄소로 못 넘어갔습니다. 현수막도 아직 못만들었습니다.
 = 10시가 되어서야 디자이너인 임자군과 조인해서 밤샘 작업을 합니다. 졸려도 참아가며 작업합니다. 결국 새벽 5시 반에서야 끝났고... 그제서야 잠시 새우잠을 청해봅니다.


 

12) 감동만이 남은 땡큐 콘서트


 

 = 2일동안 겨우 2시간 반 정도 밖에 못 잤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 문블리에서 현장진행요원들이 왔고, 각자 자기 자리를 잡습니다. 최종리허설이 1시간 늦춰졌고, 음향감독님은 화가 났습니다. 제대로 안된다구요.

 = 일주일에 2일도 못잔 이지선씨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동영상은 아직도 작업중이고.. 2시가 넘어서야 왔습니다.
 = 아.. 다행이다 하는데.. 또 사고 입니다. 이번엔 프로젝터와 맞지 않네요...초조와 긴장입니다.
 = 겨우 동영상을 맞추고.. 연습해보는데..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초 스피드로 맞춰봅니다.
 = 우리는 모두 퀑했고, 긴장했고, 힘들었습니다. 그 속에서 암전으로 시작됩니다.


 

  * 인트로무비(우리는자원봉사자입니다) 부터 시작해서..마지막 피날레까지..
  * 우리가 준비한건 너무도 부족한데.. 스스로 공연을 채워가는 문향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 대선 이후 매주 모여 율동을 연습하며 힘을 다졌다는 고양파주 문향님들
  * 먼곳에서 한걸음에 달려와주신 광주, 대구, 안동, 문향님들...
  * 태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올라오신 내문님..
  * 콘서트 내내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어준 문블리와 문더걸스, 대구 드림팀..
  * 펑펑 눈물을 쏟으면서도 곧 웃음으로 함께 열창해준 여러 문향님들..
  * 이런 기운을 모두 받아 몸살에도 온몸으로 열창해준 외대 로그아웃 희망밴드 들
  * 무엇보다 문대표님과 수애여사님의 환한 웃음을 본 게 얼만지..
 


 

13) 땡큐 콘서트를 뒤돌아보며


 

 = 콘서트가 끝나고 문자메시지를 한통 받습니다. 故 이상윤님의 딸인 이연희 학생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 이연희예요 ㅋ 어제 즐겁게 잘 보냈어요 ㅎ 감사합니다"
 = 콘서트중 아빠에 대한 동영상이 나오자, 엄마, 대희와 함께 펑펑 울어서.. 걱정 많이 했는데.. 이렇게 즐거워하다니..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 뭐라 말할 수 없는 감흥이 흘러갑니다.
 = 뒤돌아보니, 살면서 이렇게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한적이 없었습니다. 
 = <땡큐콘서트>를 통해서 <사람이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낄수>있게 되었으니, 원래의 목적을 달성한 셈입니다.
 

14) 문국현이 누구입니까? 그저 한 사람입니까? 가치를 말하는 겁니까?
 
 = 존경하기로 치자면, 그 보다 더 존경할만한 사람이 많고,
 = 성공한것으로 치자면, 그 보다 더 성공한 사람이 많고,
 = 착하기로 하자면, 온갖 성직자도 많은데.... 왜 문국현입니까?


 

 = 결국 문국현이라는 사람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제기한 <비전>과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 문국현이라는 사람보다도, 우리가 무얼할수 있고 무얼 해야하는지 <계기>를 준 사람입니다.
 = 굳이 문국현 중심이냐 아니냐 하는 불필요한 논쟁도 필요없습니다.


 

 =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땡큐콘서트>를 통해서 <문국현>보다 <더 문국현스러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입니다.
 = 이 기적을 만들어준 문향 여러분들이 바로 <문국현>이기 때문입니다.


 

문향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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