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 칼바람을 맞은 '금고형 이상의 비리전력자'들의 진로는 크게 두 갈래다. 당을 뛰쳐나가 무소속 출마를 하느냐, 아니면 억울하지만 받아들이느냐다.
 
  수도권, 반발 속에도 진화 기류
 
  아직까지 반발은 거세다. 그러나 진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우선 친노 세력의 상징적 인물인 안희정 씨가 6일 "당과 공심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천을 신청했다 안 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식의 수순의 길은 걷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안 씨는 "민주주의 역사의 진보는 이상과 포부만이 아니라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과정상의 정당성에 의해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물론 그는 "공심위의 결정은 시험 칠 기회마저 주지 않은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한 "'환향녀'가 조선에 돌아올 때 한강 상류 홍제천에서 목욕을 하면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옛 얘기가 있다"며 "나는 3년의 근신생활을 하고 사면복권도 마다하고 일체의 공직에도 나가지 않았다. 이런 노력이 '환향녀의 홍제천' 같은 것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공심위는 아직 아니라고 한다"고 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재승 공심위가 '사약'을 내린 11명 가운데 이를 받아들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안 씨가 처음이다.
 
  무소속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건 전 국정원장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심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든 공천 신청을 하지 말라면 받아들이겠다.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구걸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신계륜, 김민석 의원은 '상황의 불가피성'이 엿보인다. 이들은 손학규 체제에서 각각 현직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공심위의 결정이 못마땅해도 탈당은 더 큰 무리수가 된다. 김 최고위원은 "당의 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볼 뜻을 밝혔고 신 총장은 향후 거취에 관해 침묵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외 수도권에 출마를 희망했던 인사들의 거취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이상수 전 장관은 읍소형이다. 그는 이날 "두 번 죽는 고통을 껴안는 것이라 받아들이기가 참으로 어렵다"며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당이 무기력하게 대응하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으나, 일각에선 이를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의 형태로 구제해주길 바라는 요청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설훈, 이호웅 전 의원 등도 비슷한 처지다. 설 전 의원의 지지자들은 당산동 당사 앞에서 공심위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이 전 의원도 억울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손학규 대표를 지원한 점도 탈당의 부담이다.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은 가장 강경한 반발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전 부의장은 "무자비하지만 더 이상 어떡하겠느냐"면서도 "지역내 군수, 도ㆍ군의원, 간부 당원 등과 상의해 내주 초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 부의장의 지역구인 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은 지난 대선 때 비호남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정동영 후보가 1위를 했던 지역. 그만큼 이 전 부의장의 토대가 탄탄한 곳이어서 무소속 출마도 해볼만 하다는 관측이 많다. 다만 이 전 부의장 역시 정동영계의 전략적 선택과 맞물려 있어 섣불리 탈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은 DJ에게
 
  이들을 제외하면 호남의 세 명이 남는다. 박지원 전 비서실장, 김홍업 의원, 이정일 전 의원 등이다. DJ의 사람들이다. 이들의 거취는 개인 의지보다 사실상 DJ의 결단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출마의지를 접은 신건 전 국정원장도 DJ의 의중에 따라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만약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의 호남 총선 전략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 호남 물갈이 여파에 따라선 집단반발로 비화될 수 있다. 게다가 DJ가 이들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서면 민주당의 호남 득표율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DJ와 민주당이 분열해 호남 득표율을 양분하면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원 확보에도 악영향을 받는 등 연쇄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박재승 '칼바람'의 공은 DJ가 떠안았다는 관측이 많다.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공심위의 대의를 인정할 것이냐, 몇몇 측근들의 국회 입성을 위해 정치적 비판을 감수할 것이냐가 DJ의 결단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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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호남·수도권·비례대표 예외없다”
외부인사가 대수술…새 인물 수혈이 관건
한나라당도 강타…이규택·이재창·한선교 탈락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손끝에서 시작된 ‘공천 태풍’이 정치권 전체를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비롯된 파장은 한나라당에까지 미쳐, 한나라당은 6일 경기도 현역 의원 17명 중 5명을 바꾸는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단행했다.

민주당은 ‘부정·비리 전력자 배제’ 기준을 근거로 ‘중량급’ 정치인 11명을 정리하며 본격적인 공천쇄신의 궤도에 진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우산 아래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도 예외없이 배제시켰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내친김에 쇄신의 칼끝을 대폭적인 ‘물갈이’ 쪽으로 정조준할 태세다.

이르면 다음주 모습을 드러낼 ‘호남·현역’ 의원의 교체 폭은, 애초 공심위가 예고했던 30%를 넘어 5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공심위는 수도권 전략지역과 비례대표 공천까지도 쇄신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외부인들이 사실상 민주당의 판을 다시 짜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2000년 16대 총선을 뜨겁게 달궜던 낙천·낙선운동이 외부 시민단체들의 ‘상징적 행동’ 수준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선 외부 인사들이 당에 들어와 비슷한 기준으로 직접 ‘공천’을 하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 불만이 없지 않지만, 아직은 긍정적 반응이 우세하다. 서울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어차피 우리가 하고 싶어도 못할 일을 외부 인사들이 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와 지역, 당선 가능성 등으로 얽히고 설켜 결코 풀 수 없을 것 같던 매듭을 끊어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도 ‘박재승발 공천 혁명’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당장 6일부터 한나라당에도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경기지역 공천자 17명을 확정했다. 4선의 이규택(이천·여주), 3선의 이재창(파주) 의원과 초선인 한선교(용인수지), 고조흥(포천·연천), 고희선(화성) 의원 등 현역 5명이 우수수 떨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폭적인 물갈이는 최근 민주당의 공천 혁신에 자극받은 측면이 크다. 민주당 상황을 보면서, 특히 민심에 민감한 수도권 출마자들은 “한나라당 공천에 감동이 없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는 강한 우려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민심은 아침저녁으로 변한다. 저쪽은 ‘공천혁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계파공천’, ‘철새공천’ 얘기만 나오니 …”라며 혀를 찼다.

당내에선 공천 검증의 수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전력이 지저분한 신청자들은 모두 잘라 달라고 지도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재의 논란 등 도덕성 시비가 제기된 공천 신청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발 ‘윤리 공천’이 한나라당의 ‘개혁공천’을 압박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한편으론 한나라당 내부의 ‘친이-친박’ 갈등을 격렬하게 재연시킬 가능성도 높인다. 한나라당의 딜레마다. 강희철 임석규 기자 hckang@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2741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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