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평양공연> "북한은 '충격'을 초대했다"
"클라리넷 소리와 함께 냉전의 역사 헤쳐나와"
(서울=연합뉴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평양공연이 열린 26일 외신들은 이번 공연이 가진 역사적인 의미를 짚어보고 공연시작 소식을 긴급 타전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공연의 감독들은 최종 리허설 직후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번 공연이 북한에는 충격이겠지만 이곳(평양)에서의 연주는 미국이 '송곳니'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은 '충격'(shock)을 초대했다'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감독들은 또 유례가 없었던 이번 방문과 공연이 북한과 미국이 최소한 약간의 문호를 개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린 마젤 상임지휘자는 리허설 직후 "이번 여행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금은 이제 문을 열 때라고 느끼는 북한정부 관리들에 의해 조그만 문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TV 생중계로 우리를 본다면 그들은 아름답고 예술을 사랑하고 송곳니를 갖지 않고 일에 열정적이며 자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미국인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뉴욕 필하모닉에서 최장수 단원인 스탠리 드러커의 사연을 전하면서 드러커와 그의 클라리넷이 냉전의 역사를 클라리넷 소리와 함께 헤쳐나왔다고 전했다.
드러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뉴욕필이 옛 소련에서 처음 공연을 했던 1950년대에 입단해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 콘서트에도 참여했고 지금은 냉전의 마지막 전선인 평양에서 연주하게 됐다.
뉴욕필 합류 당시 19세였던 그는 "이런 환상적인 행사에 계속 참여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며 "나는 항상 적절한 시점에 적당한 장소에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AP는 '뉴욕필, 북한에서 '음악외교'에 착수하다'는 기사에서 "뉴욕필이 미국을 주적으로 간주하는 핵보유 공산주의 국가에서 미국 음악 중심의 연주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가슴에 음악외교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한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차례로 연주하며 행사를 시작한 뉴욕필은 북한에 처음으로 공연한 미국 오케스트라로 숙적인 북한 방문길에 사상 최대 규모의 단원들을 데려갔다고 전했다.
또 전례가 없었던 이번 공연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두 나라의 관계가 해빙무드에 있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인민대학습당의 안내원인 박수미씨는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이번 공연이 북한과 미국 간의 이해와 신뢰가 증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등 이번 공연에 거는 양국의 기대도 한껏 고조됐다.
교도통신은 뉴욕필의 이번 평양공연은 엄밀하게 말해 여전히 전시상태에 있는 북한과 미국 간에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교류였다고 전했다.
wolf85@yna.co.kr
(끝)
주소창에 '속보'치고 연합뉴스 속보 바로 확인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magicⓝ/show/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http://news.media.daum.net/politics/notrh/200802/26/yonhap/v20120960.html
"클라리넷 소리와 함께 냉전의 역사 헤쳐나와"
(서울=연합뉴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첫 평양공연이 열린 26일 외신들은 이번 공연이 가진 역사적인 의미를 짚어보고 공연시작 소식을 긴급 타전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공연의 감독들은 최종 리허설 직후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번 공연이 북한에는 충격이겠지만 이곳(평양)에서의 연주는 미국이 '송곳니'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은 '충격'(shock)을 초대했다'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감독들은 또 유례가 없었던 이번 방문과 공연이 북한과 미국이 최소한 약간의 문호를 개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린 마젤 상임지휘자는 리허설 직후 "이번 여행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지금은 이제 문을 열 때라고 느끼는 북한정부 관리들에 의해 조그만 문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TV 생중계로 우리를 본다면 그들은 아름답고 예술을 사랑하고 송곳니를 갖지 않고 일에 열정적이며 자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미국인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뉴욕 필하모닉에서 최장수 단원인 스탠리 드러커의 사연을 전하면서 드러커와 그의 클라리넷이 냉전의 역사를 클라리넷 소리와 함께 헤쳐나왔다고 전했다.
드러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뉴욕필이 옛 소련에서 처음 공연을 했던 1950년대에 입단해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 콘서트에도 참여했고 지금은 냉전의 마지막 전선인 평양에서 연주하게 됐다.
뉴욕필 합류 당시 19세였던 그는 "이런 환상적인 행사에 계속 참여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며 "나는 항상 적절한 시점에 적당한 장소에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AP는 '뉴욕필, 북한에서 '음악외교'에 착수하다'는 기사에서 "뉴욕필이 미국을 주적으로 간주하는 핵보유 공산주의 국가에서 미국 음악 중심의 연주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가슴에 음악외교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북한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차례로 연주하며 행사를 시작한 뉴욕필은 북한에 처음으로 공연한 미국 오케스트라로 숙적인 북한 방문길에 사상 최대 규모의 단원들을 데려갔다고 전했다.
또 전례가 없었던 이번 공연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두 나라의 관계가 해빙무드에 있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인민대학습당의 안내원인 박수미씨는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이번 공연이 북한과 미국 간의 이해와 신뢰가 증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등 이번 공연에 거는 양국의 기대도 한껏 고조됐다.
교도통신은 뉴욕필의 이번 평양공연은 엄밀하게 말해 여전히 전시상태에 있는 북한과 미국 간에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문화교류였다고 전했다.
wolf85@yna.co.kr
(끝)
주소창에 '속보'치고 연합뉴스 속보 바로 확인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magicⓝ/show/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http://news.media.daum.net/politics/notrh/200802/26/yonhap/v2012096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