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들인 역대 특검 뭘 건졌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각종 의혹을 수사했던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역시나 모든 의혹에 대해 '근거 없음' 결론을 내놓자 특검 실효성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권력형 비리나 수사기관이 연루된 사건 등 검찰의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권을 주는 특검 제도는 1999년 처음 도입된 이후 이번 '이명박 특검'까지 모두 일곱 차례 종료됐다.

◆ 관련자들 대부분 무죄 판결

= 그동안 일곱 차례 특검 운영에 들어간 비용은 1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9년 옷 로비 사건조폐공사파업 유도 사건은 '쌍끌이'로 진행되면서 모두 16억원이 들어갔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부인 이형자 씨 등이 당시 검찰총장과 통일부 장관 부인에게 '옷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팀은 로비의 존재를 부정하던 검찰 수사 결과를 뒤집고 '옷 로비를 시도하려다 중도 포기한 사건'으로 로비의 실체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대검 수사에서 특검 수사 결과 상당 부분이 뒤집혔고, 관련자들도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아 특검을 머쓱하게 했다.

조폐공사파업 유도 특검도 당초 쟁점이던 정부 개입 여부는 밝혀 내지 못한 채 강희복 전 조폐공사 사장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냈다.

14억원이 들어간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거의 유일한 특검이다. 이용호 G&C그룹 회장의 횡령과 주가조작,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핵심 내용이다.

특검팀은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 씨와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변 인사들을 줄줄이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김홍업 씨의 비리 정황과 이수동 이사에 대한 신승남 검찰총장과 김대웅 당시 광주고검장의 수사 내용 유출 정황을 포착해 대검에 넘기는 등 광범위한 로비 행태를 밝혀 냈다는 평을 받았다.

남북정상회담 대북송금 특검(14억원)도 비교적 성과를 냈다.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과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을 조사해 5억달러 불법 송금 사실을 밝혀냈고,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사실도 들춰 냈다. 특히 박 전 장관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을 통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게서 150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받았다는 단서를 포착해 대검에 넘기는 성과를 올렸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장관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작년 2월 사면됐다.

◆ 노 대통령 측근 비리 등 세금 낭비

=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20억원)과 2005년 러시아 유전개발 특검(14억원)은 별 성과를 내지 못해 특검 무용론에 불을 지핀 사례다.

노무현 대통령 핵심 측근인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 등의 금품수수와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검은 90일에 걸친 수사 기간에도 불구하고 최 전 비서관이 대선 직후 4억9100만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밝혀 냈을 뿐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사실무근'으로 결론 내 '속빈 특검'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철도공사 유전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이 있었는지 규명하기 위한 러시아 유전개발 특검도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사업에 개입한 흔적이 없고 건설교통부와 국가정보원의 사업 개입 의혹도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 '세금 낭비'란 평을 받았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치권이 특정한 의도를 갖고 특검법을 발의하기 때문에 매번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특검의 수사시한 제한과 수사능력 부재 등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항상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는 "권력형 비리 등 검찰 수사를 신뢰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특검팀에 맡기는 것이 공정하다"며 "특검 수사는 누군가의 기대를 맞춰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만 놓고 성공ㆍ실패를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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