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자율형사립고 100개를 만들어서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자사고는 6개밖에 없어서 중학생들의 경쟁이 심해서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니까 자사고를 100개로 늘리면 경쟁이 덜해져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언뜩 생각하기에 그럴 듯 하죠?
이게 바로 경영자 출신 이명박의 한계 입니다. 단순 경제 논리를 가지고 교육 정책을 바라보니 그럴 수 밖에요.
과연 그런지 생각해봅시다.
자사고를 특목고 범주에 포함해서 논하겠습니다. 현재 전국에 자사고를 포함해서 특목고가 56개가 있습니다. 이들 특목고가 일명 명문고 대우를 받고 있으니 현재도 중학생들이 이들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 경쟁이 상당히 심한건 사실 입니다.
그럼, 현재 56개 특목고에다가 자사고를 100개 더 추가하면 경쟁이 덜해지므로 사교육비가 줄지 않겠는가하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자~ 생각해봅시다.
특목고가 몇개던가에 상관없이 일단은 특목고에 도전해볼만한 중학생들만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해 과외를 하는 것 입니다. 다시말해 특목고가 특목고에 도전할 수 있는 중학생들에게만 경쟁유발의 동기가 되는 것 입니다. 특목고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은 성적 외에도 부모의 경제력과 거주 지역도 속하지만 성적만 가지고 논해봅시다.
현재 56개 특목고에 입학할려면 대략적으로 반에서 10% 등수 안에 들어야 가능하다고 해봅시다.
그럼 대략 반에서 20% 등수 안에 드는 중학생들 정도가 특목고 입시를 목표로 과외까지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자사고 100개를 추가하면 경쟁이 덜해져서 반에서 20% 등수 안으로 커트라인이 내려간다고 하면 반에서 40~50% 등수 안에 드는 중학생들도 특목고 도전 가능 성적권에 진입하므로 특목고 입시를 목표로 공부하는 중학생들은 훨씬 많이 증가하게 되므로 따라서 과외비도 증가하게 되는 것 입니다.
성적을 올리려고 쓰는 과외비는 성적이 10등인 학생이나 20등인 학생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특목고 확대로 커트라인이 10%에서 20%로 대폭 내려가면 상위 10% 등수 안에 중학생들(안정권의 우수 학생들)은 과외받을 필요없이 학교공부만으로도 특목고에 입학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하지만, 특목고는 대다수 사립학교이며 고교평준화 적용을 받지 않고 이른바 명문고를 지향하는 학교들입니다. 더우기 외고는 본래 설립 취지에서 변형되서 일반계 고교가 명문화된 학교라서 바로 잡는다고 쳐도 100개를 추가한다는 자사고는 종합 인문계 고교로 명문고를 지향하는 건 확실하며 이명박측도 그렇게 육성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특목고들은 그 안에서도 명문고들이 생겨나며 수직서열화를 이루게 됩니다. 대학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상위 10% 안정권의 우수한 중학생들일지라도 더 좋은 명문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 과외 받으며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므로, 특목고를 늘리면 늘릴수록 중학생들의 과외비는 그에 비례해서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뭐 중학생들이 경쟁이 치열해지면 다시말해 공부열심히 하면 좋은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경쟁이라는게 자사고 입시 등의 고교입시에 초점이 맞춰진 경쟁이라면 창조적인 전인교육이 가능할까요?
무엇보다 경쟁은 그렇다치고 확실한 건 중학교때부터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증가하게 될 거라는 겁니다. 자사고 100개 증가로 인해서 말입니다.
아고라 겨울나기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