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때 이후 첫 면접..5분 정말 길더라"

존경하는 정치인 링컨, 박정희부터 `박재완'까지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안용수 기자 =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천 면접심사 둘째 날인 13일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한 공천 신청자들의 `자기 세일즈'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이날 심사한 서울 지역구 11곳 가운데 전국 최고 경쟁률(16명 신청)을 기록한 은평갑을 포함, 10명 이상 신청한 지역구가 5곳에 달하는 등 격전지들에 대한 심사가 집중되는 바람에 전날보다 경쟁의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전날 면접심사와 동시에 예비후보를 2~4명으로 압축했다는 사실이 발표됨에 따라 신청자들은 자신의 `운명'을 거머쥔 공심위원들의 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은평갑의 경우 오유방 전 의원 등 입당 보류자 2명을 제외한 14명이 2개 조로 나뉘어 면접을 봤고, 15명이 신청한 금천과 14명이 경쟁중인 구로을 역시 두 팀으로 나눠 심사를 해야 했다.

이날 첫번째로 면접을 본 은평갑은 친이(親李) 측에서 김영일 전 MBC 뉴스앵커, 김용원 인수위 상임 자문위원, 안병용 당 부대변인 등이, 친박(親朴)측에서는 강인섭 전 의원, 최원영 전 캠프 공보특보, 김현호 전 캠프 상황부실장 등이 혼전을 벌이고 있는 `죽음의 조'다.

은평갑의 한 신청자는 면접을 마치고 나오면서 "면접시간이 1인당 5분밖에 안 된다고 그러던데, 실제 해보니 5분이 생각보다 길더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강서을에 신청한 비례대표 고경화 의원은 "입사 후 다시는 없을 줄 알았던 시험을 또 봤다"며 "아무래도 4년간 (현역 의원으로) 일한 점이 감안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보였다.

질문 내용은 전날과 대동소이했다. 공통 질문의 경우 기존의 `의정활동을 어떻게 할 것이냐", `어떤 법안을 내겠느냐' 등에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구냐'는 질문이 추가됐다.

공통질문에 이어 신청자의 특성 별로 맞춤형 질문이 던져졌다고 한다. 군 면제자에게는 "왜 병역 면제를 받았느냐", 운동권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식이다.

서대문갑에 신청한 친박 성향의 이성헌 전 의원은 `현역이면서 통합민주당 대변인으로 인지도가 높은 우상호 의원을 어떻게 이길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 지역에서 의정활동 경험도 있고 지역 현안도 잘 알고 있는 지역 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울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 측의 배용수 인수위 자문위원과 구상찬 박근혜 전 대표 공보특보의 대결로 주목받아온 강서갑 지역 면접에는 배 자문위원이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배 자문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총선이 너무 친이(이명박 당선인)와 친박(박근혜 전 대표)의 대결로 비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 나오지 않기로 용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공심위원들은 몇 달 전 선거법 위반으로 단체장직을 중도하차한 김도현 전 강서구청장에 대해선 "왜 1년 반 만에 물러났느냐"는 뻔한 질문을 했고, 김 전 구청장은 "선거법 위반 때문"이라고 답했다.

구로을과 금천을에는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구냐'는 공통 질문이 주어졌다. 구로을의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은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을, 조은희 인수위 자문위원은 같은 여성인 대처 전 영국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를 선택했다.

특히 금천의 최유성 인수위 전문위원은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에 내정된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고인이나 외국 정치인을 선택하는데 반해 현역 초선 의원을 존경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 전문위원은 "박 의원은 성실하고 능력이 뛰어난데도 겸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변인 출신인 장전형 전 선대위 공보특보에게는 `입당시 내락을 받고 왔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이 나왔다. 당연히 `아니다'라고 답한 그는 존경하는 인물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또 언론인 출신인 안형환 후보는 통합민주당의 이목희 의원을 상대할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호남 연고에 젊고 참신한 기자 출신"이라면서 "미디어 시대에 맞게 이 의원보다 잘 생기지 않았느냐"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면접대상 지역구의 현역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양대 측근인 이재오(은평을), 정두언(서대문을) 의원과 원희룡(양천갑) 의원 등 3명이었지만 "지역구 현역은 면접을 안 받아도 된다"는 공심위의 결정에 따라 모두 불참했다.

공심위는 13일에는 서울지역 14개 지역구(62명), 경기 지역 5개 지역구(29명)에 대해 서류 및 면접 심사를 실시한다.

aayyss@yna.co.kr

(끝)

주소창에 '속보'치고 연합뉴스 속보 바로 확인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magicⓝ/show/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http://news.media.daum.net/politics/others/200802/13/yonhap/v19952667.html
블로그 이미지

알 수 없는 사용자

jeju taxi tour, taxi in jej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