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은 와해될 것이라 했던가요? 혹, 와해되는 게 아니라 와해시킬 거라는 얘기 아니었던가요? 오늘 올라온 이 글을 읽으니 바로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설 연휴 직전 창조한국당 중앙위원 김두수, 김용일, 김제동, 신동진, 우태현, 차윤영, 홍기원 일곱 분의 탈당 성명이 게시판에 올라온 일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랬습니다.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탈당하기까지 그 분들의 고뇌가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였습니다. 비록 당을 떠나고 남아 있고의 차이는 있지만 다 같이 당을 위해 고민하고 걱정한 사람들이었으며 가던 길 그대로 가기보다는 떠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에 그러한 결정을 하게 된 그 분들의 크나큰 고뇌를 이해하려 하였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크고 가치 있는 뭔가를 찾으려다 절망하였기에 떠나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대선을 끝내고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더 큰 상처를 입은 사람도 있고 작은 상처라 무시하고 지난 사람도 있습니다. 진짜 크게 다쳤지만 꽁꽁 숨겨두고 내색 않는 사람도 있고 미련해서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문국현이란 한 인간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가 남다르고 컸던 만큼 더욱 쉽게 상처 입고 절망하였습니다.
새로운 꿈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 별 수 없이 겪는 진통이라 여겼습니다. 또한 모두가 같은 꿈을 가졌기에 선거 이후 떠나고 남고의 차이를 떠나 이해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떠난 분들게 오히려 미안하고 죄스러웠습니다. 남은 내가 더욱 잘하지 못하여 그분들이 떠난 것이라 여겼습니다. 떠나기 전에 이해하고 함께 하려 한 노력을 게을리한, 쓸데없이 부지런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나 자신을 책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올라온 성명을 보면서는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동성명을 내신 스물여섯 분 중에 단 한 번이라도 창조한국당에 대해 작은 애정이나마 가졌던 분이 과연 있을까? 대선에서 문국현을 통해 거머쥘 수 있는 꿈에는 매달렸지만 문국현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 계속해서 함께 가고자 하는 사람들, 창조한국당의 기치 아래 모인 많은 사람들과 잠깐이라도 함께 할 생각을 했던 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스물여섯 분께 참으로 죄송한 말씀 한 마디 드려야겠습니다.
당신들 중에는 불행히도, 아니 다행히도 창조한국당 당원으로 가입했던 분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단 한 번도 대선의 떡고물 외에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으셨던 분들이 무슨 자격으로 이리 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들이 보시기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제가 미련할 수도 있습니다. 멍청하고 시야가 좁아서 당신들이 본 많은 것을 보지 못했기에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꼭같이 상처 입었으면서도 둔한 감각에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고 개념 없이 일만 하다 상처를 못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입은 상처가 아무리 크다 해도 당신의 지각이 아무리 넓고 당신의 감각이 아무리 예민하다 해도 이리 해서는 아니되는 것입니다. 당신은 단 한 번도 함께 하려 한 적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만해 주십시오. 이런다고 해서 당신이 입은 상처가 치유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가려는 새로운 길에 더욱 큰 명분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가시려면 그냥 가시면 됩니다. 상처 입었다고 해서 굳이 상처주고 떠날 이유도 없으며 이미 떠난 곳이 상처 입는다고 해서 당신 가는 새로운 길에 더욱 큰 명분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제발 그냥 가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한 마디 더 드리겠습니다. 창조한국당 당원으로 가입해 1만원의 당비조차도 내본 적이 없는 당신들은 선거가 끝난 직후 바로 당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간혹 당 언저리를 맴돌기는 했으되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당을 위해 어떠한 유익한 행위도 한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당에 대해 일말의 관심이 없었던 당신들이 지금 무엇 때문에 이리 하시는지 미련한 나는 도대체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더 이상 창조한국당을 당신들이 즈려밟고 갈 진달래꽃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창조한국당 중앙위원 임 미 리(전자정당국 국장직무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