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의에 어긋난 민주당의 [은평을] 공천

글쓴이: 라이
 
 
대선 최고의 언어 폭력. "XXX 찍으면 이명박 당선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이후, 중도 개혁 세력을 지지해 온 필자에게 있어서, 작년 대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실망스러움을 경험해야 했다.
 
소위 '동지'라면서 서로를 추켜세워주었던 사람들이 단지 각자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마음 속에 조금씩의 앙금을 품게 된 속좁음이 실망스러웠고, 부패한 후보의 독주가 뻔히 눈에 보이는 데도, 오로지 자신 만이 이명박의 독주를 저지할 수 있는 카드라고 우기는 정치인이 또 나를 실망시켰다.
 
그 당사자와 열혈지지자들이 상대에게 쏟아낸 말들 중 가장 듣기 싫었고, 실망스러웠으며 아전인수의 극치라고 여겼던 말은 "XXX 찍으면 이명박 당선 됩니다."라는 언어 폭력이었다. 자신이 아닌 상대를 찍으면 이명박이 당선된다는 주장은 선거가 팽팽한 접전일 때나 효용가치가 있는 주장이고, 정말 양식있는 정치인이라면 "저를 찍기 싫으시다면 차라리 000을 찍으십시오. 이명박을 찍으면 나라가 불행해집니다."라고 말했어야 정상이었다.
 
 많이 아쉽고 속상하지만 어쨋거나 대선은 끝났고 소위 민주개혁세력이나 진보의 영역에 속한 모든 인사들은 과거처럼 끈끈한 유대를 지속하기 어려우리 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았고, 이 앙금이 희석되기 위해서는 짧지 않은 시간의 냉각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문국현의 [은평을] 출마가 주는 대승적 의미
 
문국현대표가 [은평을] 출마를 강행한 것은 창조한국당이나 문대표 자신의 정략적. 정치적 선택의 결과물이겠지만 문대표가 은평을 출마 이유로 내세운 [경부대운하저지 전선구축]은 반한나라당 세력의 연대 내지는 결집을 염두에 둔 장기적 포석이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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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창조한국당 측은 굳이 민주당의 동의를 얻지 않았지만, 먼저 손학. 정동영 등 통합민주당 지도부가 출마하는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서 창조한국당 후보가 경쟁력을 가진 지역구 특히 초경합지역으로 분류되는 [은평을]에 민주당 측이 후보를 내주지 않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무언의 공조는 총선 정국에서 비단 경합지역에서의 상호 협력 뿐 아니라, 총선 이후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데 있어서 대선기간 가졌던 상호 불신과 앙금을 희석시키는 긍정걱 효과로 작용할 수 있었고, 차차기 총선 그리고 차기 대선에서 두 정파의 공조 내지는 연합으로 발전할 작은 불씨로 작용하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었던 것이다.
 
 
도의에 어긋난 민주당의 [은평을] 공천
 
창조한국당 측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지역구에 굳이 후보를 낸다 할지라도 자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었으니 기왕이면 표를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서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을 결정했다면, 문국현후보가 박빙의 우위를 지키고 있는 [은평을]에 민주당 역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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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전 신계륜 사무총장이 "은평을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을 고려중.."이라는 기사가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필자는 '이제야 민주 개혁세력이 조금씩 앙금을 씻고 마음을 모아가나 보다'며 약간은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었고,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선물이 [창조한국당과 통합민주당의 화해]가 될 것이라 기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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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번 민주당의 공천은 민주적 경선 절차를 거친 상향식 공천이 아니라, 당 외부인사에게 자신들의 목줄을 내 맡긴 전략공천이었다. 따라서 "[은평을]에 공천신청한 당원이 있어서 공천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변명은 그야말로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기왕에 전략 공천을 한다면 모든 면에서 전략적 판단을 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렇다면 어짜피 당선 가능성이 없는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노선이 비슷한 정당과 전략적 제휴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야말로 진짜 전략적 판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상도의라는 게 있다. 상도의는 법으로 정해져있지 않지만 이를 태연하게 무시하는 사람들은 업계에서 따돌림 당하기 십상이다. 하찮은 장사치도, 하루 하루를 벌어 먹고 사는 일당 노동자들도, 심지어는 유흥 업소 종사자들도 동종 업자에 대해 최소한의 직업 윤리를 지키며 사는 것이 상식있는 사람들의 세상이다.
 
하물며 세상을 바로 다스려 보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의 집단이며, 그것도 이 사회의 부조리를 개혁해 보겠다는 민주개혁세력의 적통을 이은 집합체임을 자랑하는 통합민주당이다.
당신들의 염치는 도데체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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