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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해외체류자가 바라보는 대운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14. 11:47

제목: 제가 해외 나온지 2년이 다되가는데요

제가 한국 있을 때는 한국 사회, 정치, 시사 문제에 정말 무관심했었거든요?

한국은 워낙 뭐가 중요한지 알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는 사회잖아요.

그런데 밖에 나와서 먼 발치에서 한국을 보니까 이런 저런 사회 문제가 꽤 한 눈에 보이더라구요.


제가 영영 밖에 나와 살꺼면 몰라도, 언젠가는 한국 들어가서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서

자꾸 한국에 관한 소식을 아주 민감하게 보게 되요..

얼마전부터 다음에 <네티즌이 뽑은 뉴스> 클릭해보면 며칠동안 계속 경부 운하 얘기가 반넘게 차지하고 있잖아요.

뉴스도 열심히 읽어보고 댓글도 계속 보고 그랬는데 워낙 부정적인 이야기 뿐이더라구요.


무엇보다 걱정인건 강에 배가 다니게 되면 강이 오염되니까 지하수를 뽑아 먹는다는데요,

지하수를 펌프로 올리려면 양도 부족하지만 무엇보다 전기세하고 수도세가 엄청나게 오를거래요.

강에서 퍼먹던 물만큼 지하수를 뽑아 쓰면 지반이 무너진다는 얘기도 있고..


중간에 소맥산맥을 터널로 뚫을 거라고 했다가 환경이니 뭐니 문제가 심각하니까

선박 엘레베이터? 를 만들어서 배를 산으로 가게 할거래요. -ㅅ-


서울에서 부산까지 배타고 3박 4일 갈 사람 한명도 없고

물류 운송이라면 바다로 빙 둘러 가도 전혀 불편없는 반도 국가에서 웬 삽질이냐고 다들..


게다가 여름에는 홍수 위험때문에 1-2달 배 못다니고 겨울에는 강이 얼어서 1-2달 배 못다닌다는데

이거 아무래도 이명박 대통령께서 경제 살리겠다고 무리해서 별로 필요없는 공사 하시겠다고 하는것 같은데

제발 한국에 계신 분들이 이거 좀 막아보세요.

김대중 대통령이 IMF 벗어나기 힘들다고 무분별하게 카드 남발해서 신용불량자 급증했던 것 처럼

나라 경제 살리자고 서민 죽이는 경기부양책? 이라고 걱정하는 말들이 많아요.


잠깐 건설 경기 좋아지겠다고 수도세 5만원 전기세 5만원 내면서 썪은 물 먹거나 지하수 찾아 삼만리하거나

아무도 안쓰는 운하 보수 유지 하겠다고 세금만 오지게 오르면 어떻게요.

지금 신랑이랑 경부 운하 진짜 시작하면 한국 들어가지 말자고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웃을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오히려 당장 사는게 바빠서 나랏 일이야 어떻게 되겠지 생각하시겠지만

나랏 일이 은근히 우리 개개인한테 끼치는 영향이 막대하답니다.

결혼을 앞둔 웨공 여러분, 어떻게든 목소리 낼 일이 있으면 저 대신 운하 좀 막아주세요.

제가 워낙 멀리 있으니 어떻게도 못하고 걱정만 되네요.

하긴 한국에 있다고 뭐 어쩌지야 못하겠지만..


근데 헌법에 국민 세금 많이 들어가는 일 할려면 국민한테 동의 받아야 한다는 법이 있대요.

생각해봤는데 4월에 국회의원 선거할때 어자피 투표 한번 해야되잖아요?

국회의원 찍으면서 그 옆에 <경부 운하 찬성? 반대?> 요 투표도 같이 하면 안되나요?

이래 저래 참 걱정입니다. 우리 나라..

해외 나오면 다 애국자 된다더니 저도 안어울리게 왠 나라 걱정인지 몰라요 ㅎㅎ


아, 맞다. 그 말도 들었어요. 한강에 배가 다니게 하려고 한강 지나는 다리 20여개 다 부시고 다시 새로 만들거래요.

좀 높게.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이거도 좀 황당하고 낭비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