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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원유유출, 대운하 그리고 환경문제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9. 12:01

최근 한국에서 환경에 관련된 문제로 태안 원유 유출과 대운하 건설이 큰 이슈가 되는 것을 봅니다. 원유 유출과 대운하 건설은 환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앞으로 야기될 환경 비용 부담이 막대할 것임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와 언론을 통한 언급이 많이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지금 미국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본 분야가 그동안 저의 연구분야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에 공학적 관점, 환경관점에서 여러분들께 기본적인 지식과 개인적 의견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잘 아시듯 원유는 정유회사에서 끓는 점에 따라 여러가지 석유물질로 분류됩니다. 극소량의 (중)금속 물질 이외에 원유는 대부분 탄화수소(CnHn)로 이루어져 있으며 탄소의 개수는 약 5~50 정도로 다양한 분포를 갖습니다. 또한 탄화수소는 주로 지방족(aliphitic) 탄화수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방향족(aromatic) 탄화수소도 다수 함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방송을 통해 보셨겠지만 원유가 유출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색의 물질 (타르)로 변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공기중에 노출된 원유가 산소와 만나 산화되는 과정입니다. 산화 된다는 의미는 탄화수소내에서 전자의 수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탄소는 특성상 4개의 결합을 해야 안정화 되는데 탄소가 줄어들면 줄어든 상태에서 더 안정화 되기 위해 전자를 더 공유하게 되고 결국 알켄, 알킨, 방향족 탄화수소로 원유 물질은 환원 됩니다. 또한 분자들이 더 안정화 되기 위해 고분자 결합을 이루게 되어 분자량이 큰 물질로도 변해 갑니다. 이것이 방송매체에서 말하는 타르라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결합 정도에 따라 비중이 물보다 높아 질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Dense non-aqueous liquid (DNAPL) 형태로 존재 하며 물 보다 비중이 높아 짐으로 물에 가라앉아 지속적인 환경오염의 주범이 됩니다. 이러한 물질은 시간에 따라 다양한 물질로 변하게 되며 특히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형태로 존재하게 되며 물속으로 끊임없이 확산되고 결국 먹이 사슬에 의해 물고기, 사람의 인체에 축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경 영향 평가에 관한 부분에서 CDI (Chronic Daily Index) 와 Potency factor를 통해 이러한 물질의 유해성을 평가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PAHs 는 발암물질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태안반도 원유 유출사건은 심각한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 날 것은 환경을 전공한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특히 제거되지 않은 원유는 완전 분해 될 때까지 지속적인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될 것입니다.

 

완전 복원이 되는 기간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예측할 때 최소 20~5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한 복원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생물체의 인체내에 축적될 발암 물질은 최종 소비자인 인간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은 검색 엔진에서 PAH, CDI, potency factor 등을 동시에 검색해 보시면 예측 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대운하에 관한 부분도 이슈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운하 건설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현재 대운하 건설 공약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 하지 않는 점을 볼 때, 현시점에서는 한국 경제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도 야기할 수 있음을 예측해 봅니다.

 

본 문제는 경제적 관점으로 우선 접근해야 함이 옳은 것 같습니다. 만약 운하 건설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기가 부양되며 또한 운하 건설 후 물류비를 절약함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활성화 된다면 운하 건설을 모든 국민이 지지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환경관리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 또한 정확히 예측되어야 하고, 선박이동이 예측되는 오염사고 또한 해외의 사례를 통해 통계적 처리가 되어 그 영향과 소요비용이 포함되어도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충분한 자료와 논리적 근거로 제시함이 다탕하다고 봅니다.

 

현재 제가 우려하는 것은 공약 내용 중에 운하가 환경 친화적이라고 설명하는 부분이며 이것은 전혀 환경친화적이 아니며 환경 유지를 위한 비용이 상당히 소요될 것임을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자연은 스스로 자연정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수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유기물의 양과 부영양화 입니다. 부영양화란 물속에 유기물이 있을 때 적절한 산소 또는 전자수용체 들이 공급되어 적절한 시간에 분해가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물 속의 산소 부족현상을 가속화 시켜 물속 생물이 폐사되고 혐기성 조건이 만들어져 메탄등 악취를 풍기는 물질들이 생성되어 수질을 급격히 악화시키게 됩니다. 사람의 손이 많이 닫지 않을 경우 이러한 문제는 자연정화 능력 내에서 스스로 정화됩니다. 자연정화 능력을 유지함으로 인해 막대한 정부예산을 절약 할 수 있고, 그래서 현재 정부에서 수자원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보호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합니다.깨끗한 수질이 유지되지 않으면 첫째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둘째는 물을 정화하기 위해 정수 처리장에서는 더 많은 수처리 비용을 감당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운하를 건설하기 위해 하천내에 있는 모래 등의 물질을 파내게 되면 일반적으로 강의 수면은 그 지역의 지하수면과 유사하기 때문에 강의 깊이는 깊어지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양의 수자원이 확보되는 것은 맞는 이치 입니다. 하지만 운하의 근본적인 목적은 선박들의 출입을 위해 모든 강 둑 주변에 토목공사를 통해 일정한 수량 및 안전하게 선박들이 출입하게 하여야 합니다. 환경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공사는 강의 자연정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아시겠지만 예전에는 하천 주변을 시멘트 등을 이용해서 막는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이것이 전혀 환경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서울에도 하천을 복원할 때 식물들이 자연적으로 자라게 하는 것을 많이 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혹시 환경친화적 (생태습지 및 자연환경 조성)으로 운하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토목공사 측면에서 볼때 기본적인 지반 강화시설을 설치 한 후 그 위에 자연 습지를 조성할 것입니다. 그 의미는 아무리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한다고 해도 원래 자연조절 능력보다는 떨어지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경친화적 운하가 될것이며 이것이 전 국토에 적용되면 그 비용은 막대할 것입니다.

 

운하가 건설되고 선박 출입이 시작되면 이로인해 수질은 오염됩니다. 첫째로는 선박 운행이 미세하게 유출될 수 있는 석유로 인한 오염이고, 둘째로는 선박사고시 유출될 수 있는 하적 오염물질과 대규모 석유 유출사고 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이미 운하를 관리하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 통계적으로 예측이 가능하며 이부분 또한 운하건설시 소요비용으로 예측되어야 할 것입니다. 운하는 수량의 높이를 조절하고 갑문을 통해 조절 될 것이기 때문에 혹시 오염사고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오염지역을 차단함으로 인해 최소화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지역이 자연친화적 둑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은 다시 복원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물공급의 대부분을 하천을 통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운하건설은 곧 운하를 흐르는 물이 다시 식수로 사용됨을 의미합니다. 이 의미는 하천의 오염 (또는 정화능력의 결여)시 정수처리장의 수처리 능력이 충분한가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막약 선박 연료가 유출되었을 때 그 지역에 식수로 공급될 물이 어떻게 처리될 수 있는가 또한 예상되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하는 자연정화능력을 감소시킵니다. 그렇다면 그에 소요되는 비용이 정확히 예측되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오염시 그 물을 충분히 처리하여 식수로 공급할 여력이 있는지 또한 조사되어야 합니다. 예측하지 못한 오염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한지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현재 공약대로라면 운하는 곳 물류비용을 절감하여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그와 동시에 환경친화적이며 그래서 배가 다니는 물을 또한 온 국민이 식수로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현재의 논리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현재 물 부족 국가이며  대부분의 식수를 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태안반도 원유유출 사건은 운하건설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공약에서 말하는 환경친화적이라는 논리가 무엇에 근거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혹시 주변 자연경관을 유람선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다른 부분에서의 환경친화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밝혀야 하며 그때 소요되는 비용을 감수하고도 한국경제에 이익이 될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고라 kimys님 글